[게임] 서풍의 광시곡 리마스터, 팬심으로 후원했는데 실물 패키지는 퍼플 구매자만

서풍의 광시곡 리마스터가 이번 주에 나옵니다.

텀블벅에서 펀딩이 열렸을 때 저도 후원자 중 한 명이었습니다.

계산기를 두드려보고 넣은 돈은 아니었어요.

그냥 이 게임이 다시 나온다는 소식 자체가 반가웠습니다.

직접 만든 요약 그래픽 — 텀블벅 후원 규모와 퍼플 한정판 가격 비교
직접 만든 요약 그래픽 — 텀블벅 후원 규모와 퍼플 한정판 가격 비교

펀딩은 빠르게 찼습니다.

하루 만에 목표의 136%를 넘겼고, 최종적으로 3,420명이 196,323,601원을 모아 달성률 392%로 끝났습니다.

그 숫자를 보면서 나 같은 사람이 이렇게 많구나 싶어 괜히 기분이 좋았습니다.

텀블벅 프로젝트 페이지 캡처 — 모인금액 196,323,601원, 후원자 3,420명, 달성률 392%
텀블벅 프로젝트 페이지 캡처 — 모인금액 196,323,601원, 후원자 3,420명, 달성률 392%

후원자 리워드인 스팀 키는 9월 12일에 텀블벅 메시지로 발송이 끝났습니다.

게임을 내려받아 실제로 켜는 것은 정식 출시일인 9월 19일 0시부터입니다.

엔씨 퍼플과 스팀에서 같이 나옵니다.

여기까지는 기다린 대로였습니다.

예상 발송 시작일이 6월 30일이었으니 좀 늦어졌고, 텀블벅 진행 상황에도 선물 전달 지연 표시가 붙어 있긴 합니다.

그런데 출시 소식과 함께 퍼플 한정판 실물 패키지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79,000원에 예약 판매를 하고, 사전 주문 수량에 맞춰 제작한다고 합니다.

구성은 개발자 코멘터리와 설정, 원화가 들어간 저니북, 실물 미디어를 넣을 수 있는 게임 케이스, 사운드트랙, 포토카드, 원작자 사인과 메시지가 담긴 특별 보드입니다.

게임 자체는 디지털 에디션으로 들어갑니다.

퍼플 스토어 캡처 — 에디션별 구성과 가격(스탠다드·디럭스·퍼플 한정판)
퍼플 스토어 캡처 — 에디션별 구성과 가격(스탠다드·디럭스·퍼플 한정판)

퍼플 스토어의 가격은 세 갈래입니다.

본편만 있는 스탠다드가 44,000원, 디지털 사운드트랙이 붙은 디럭스가 55,000원, 실물 7종이 들어간 한정판이 79,000원입니다.

실물 상자값만 따지면 디럭스보다 24,000원 더 얹는 셈입니다.

굿즈 때문에 후원한 건 아니었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굿즈를 받으려고 후원한 게 아닙니다.

텀블벅 리워드에 실물 패키지가 없다는 것도 알고 있었습니다.

개발사도 그때는 패키지 제작이 "감당하기 어려운 일"이라고 설명했고, 그 판단은 지금도 이해가 됩니다.

작은 팀이 할 수 있는 선을 그은 것이니까요.

그러니 이 글은 약속을 안 지켰다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받을 걸 못 받았다는 이야기도 아닙니다.

그런데도 서운한 마음이 남습니다.

순서가 뒤집힌 것처럼 느껴져서요.

나올지 안 나올지 모르던 때에 돈을 먼저 낸 쪽은 디지털로 받고,

나오는 걸 확인하고 결제하는 쪽이 실물 상자를 먼저 받습니다.

손해를 봤다는 뜻이 아니라, 먼저 믿은 쪽이 뒤에 서게 됐다는 기분입니다.

오래된 게임을 다시 사는 마음에는 실물에 대한 욕심이 조금 섞여 있습니다.

계정 안에 있는 디지털 판본은 어디에 뒀는지 잊어버리기 쉽고요.

케이스와 사운드트랙처럼 책장에 세워둘 수 있는 물건이라면 그 시절을 꺼내 보기도 쉽습니다.

그래서 이번 패키지 구성을 보면서 마음이 조금 더 복잡해졌습니다.

공지를 다시 읽어봤습니다

개발사 공지를 다시 읽어보니 이 상황을 이미 알고 있었습니다.

후원자 중에도 실물을 갖고 싶은 사람이 있을 텐데 "퍼플을 통해 게임을 다시 구입하셔야 하는 상황"이 된다고 적어두었고요.

그러면서 후원자들에게도 별도의 기회를 마련하겠다며 "추가 펀딩을 비롯한 여러 방법을 모색해보겠습니다"라고 했습니다.

개발사 나인서클 공지 캡처 — 후원자에게 별도의 기회를 마련하겠다는 대목
개발사 나인서클 공지 캡처 — 후원자에게 별도의 기회를 마련하겠다는 대목

퍼플 쪽 사정도 공지에 적혀 있습니다.

특전과 패키지의 기획·디자인·제작 비용은 퍼플이 맡고, IP 권리자인 라인게임즈의 허가를 받아 제작이 결정됐다고 합니다.

소규모 스튜디오가 직접 감당하기 어려운 부분을 플랫폼이 가져간 구조인 셈입니다.

읽고 나니 마음이 조금 풀리기는 했습니다.

다만 모색해보겠다는 말은 아직 일정이 없다는 말이기도 합니다.

추가 펀딩이 열린다면 그때는 또 얼마를 내야 하는지도 모르겠고요.

그러니 기다려보겠다는 쪽으로 정리는 되는데, 완전히 개운하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퍼플에서 또 살까

지금 제일 고민되는 게 이 부분입니다.

79,000원이면 못 낼 돈은 아닙니다.

저니북과 사인 보드는 솔직히 갖고 싶기도 하고요.

그런데 이미 한 번 낸 게임에 다시 값을 치르는 셈이 되니까 손이 멈춥니다.

지금 결제하면 추가 펀딩 소식이 나왔을 때 또 흔들릴 것 같기도 하고요.

아직 결정하지 못했습니다.

예약 판매가 수량에 맞춰 제작된다니 오래 미룰 수 있는 고민은 아니겠지만요.

이 글을 나쁜 마음으로 쓰는 건 아닙니다.

게임이 잘 나오기를 바라는 마음은 후원할 때와 똑같습니다.

다만 팬심으로 먼저 낸 돈이 어떤 취급을 받는지는 다음에 또 다른 펀딩을 볼 때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그 서운함 정도는 적어둬도 괜찮겠다 싶어 남깁니다.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줄눈 시공, 하는 게 맞나 — 안 하면 어떻게 되는지부터

신축 입주 시공, 어떤 순서로 했나 — 잔금부터 커튼까지 14일

조카가 맥북 네오를 샀다|윈도우 유저 단축키·추천 앱·설치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