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 카페 열두달 방문기, 휘낭시에는 맛있고 시그니처 음료는 평범

할머니의 93번째 생신을 맞아 밀양에 갔다. 생신 전날에는 아내와 TV 프로그램 ‘동네멋집’에 소개된 카페 열두달에도 들렀다.

할머니는 요양원에서 지내고 계신다. 창밖으로 시골집이 보이는데 바로 코앞이어도 거동이 불편하셔서 가실 수도, 창밖으로 보실 수도 없다. 건강이 회복되셔서 시골집에 가보고 싶어 하시는데, 봄이 오면 꼭 한번 모시고 갈 수 있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

카페 열두달에서 주문한 휘낭시에와 음료.

금속 쟁반 위에 놓인 휘낭시에 두 개와 음료 두 잔
금속 쟁반 위에 놓인 휘낭시에 두 개와 음료 두 잔

그런데 왠걸.... 내가 카페가 있는 구 밀양대학교가 아니라 현재 운영 중인 밀양대학교로 찾아갔다. 나 같은 사람이 없길 바란다. 와이프한테 엄청 혼났다 ㅎㅎㅎ 다시 열심히 달려서 구 밀양대학교에 도착했다.

산과 건물 사이로 난 캠퍼스 도로와 멀리 보이는 표지
산과 건물 사이로 난 캠퍼스 도로와 멀리 보이는 표지

우리가 도착한 날에는 로컬마켓 행사가 진행 중이었다. 밀양 사과부터 여러 상품을 팔고 있었다. 카페 문을 열고 들어가니 밀양의 사계절을 담은 공간이 보였고, 직원분도 친절하게 안내해주셨다. 열두달만의 감성이 담긴 메뉴판도 눈에 들어왔다.

봄 존에서 음료를 주문하고, 10월 대추 휘낭시에와 1월 자색고구마 휘낭시에, 시그니처 음료로는 10월 애플 진저에이드와 12월 오디 뱅쇼를 골랐다. 메뉴 이름에 월이 붙어 있으니 어떤 맛일지 구경하는 재미가 있었다.

음료를 받아 자리를 잡았다. 겨울존에는 사람이 많고, 가을존에는 사진을 찍는 분들이 있어서 사람이 가장 적었던 여름존을 골랐다. 요양원에 계신 할머니 안부가 괜히 신경 쓰였지만, 그래도 따뜻한 차 한 잔을 마시며 잠시 여유를 느꼈다. 대화 소리가 크게 울리지 않아 공간도 아늑하게 느껴졌다.

창가에 놓인 휘낭시에와 음료, 창밖으로 보이는 불빛
창가에 놓인 휘낭시에와 음료, 창밖으로 보이는 불빛

휘낭시에는 단맛과 짠맛, 고소한 맛이 골고루 있어서 맛있었다. 별 다섯 개 ★★★★★. 시그니처 음료는 콘셉트가 독특하고 맛도 괜찮았지만, 맛 자체는 평범한 편이었다. 방송에서 보듯 리액션이 막 터지는 맛은 아니니 기대를 너무 크게 하지는 말고 먹으면 될 것 같다. 별 세 개 ★★★☆☆.

그렇게 메뉴를 맛있게 흡수하고도 부족했던 우리........ 단 거는 들어가면 또 들어갈 곳이 보인다는 말, 맞는 것 같다. 8월 옥수수 휘낭시에를 하나 더 먹어보았다. 처음부터 2인이면 세 개 주문하는 것도 괜찮아 보인다.

돌 접시 위에 올린 길쭉한 황금빛 휘낭시에
돌 접시 위에 올린 길쭉한 황금빛 휘낭시에

나오는 길에는 장인어른께 드릴 사과도 한 바구니 샀다.

금속 그릇 여러 개에 담긴 붉은 사과들
금속 그릇 여러 개에 담긴 붉은 사과들

다음 날 어머니, 아버지, 아내와 친척분들이 함께 할머니를 찾아가 집에서 만들어 온 생일상을 차려드렸다. 다음을 기약하고 서울로 돌아왔다.

할머니, 또 뵈러 올게요.

밀양에 간다면 카페 열두달은 한 번 들러볼 만한 곳이었다. 나도 기회가 되면 다시 가볼 생각이다. 아직 나는 시그니처 음료 2개를 못먹어 봤으니! 오늘도 내돈 내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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